실용댄스과 강옥순 학과장교수 [사람과 생각] 특집인터뷰
“학교를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겠다”
[강옥순 신안산대 실용댄스과 학과장 (사진= 김한울 기자)]
ㆍ춤을 좋아하던 평범한 18살 소녀에서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 안무총괄 감독까지
ㆍ멈추지 않고 늘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선 그녀, 신안산대에서 교육이란 새로운 ‘꿈’을 가지다
ㆍ강옥순 안무가 “꿈은 성실과 열정의 자세로 이룰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과 노력으로 꿈을 꾸면 언젠가는 이뤄집니다.”
강옥순 안무가는 대한민국 안무 연출계의 대가이다. 정상의 위치에서 강 씨는 도전을 선택했다. 학생들에게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신안산대학교 실용댄스과의 학과장을 맡기로 한 것이다. 대학의 교직원으로 신설학과 준비에 분주한 그를 지난 13일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신안산대 연못가카페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강옥순 학과장의 춤은 단순한 흥미에서 시작됐다. 강 학과장은 “처음에는 그저 순수하게 춤을 좋아하고 열정이 넘쳤던 18살 소녀였다”고 회상했다.
“처음부터 안무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단지 TV 프로그램에서 춤추는 것을 보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용단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뮤지컬 안무에 참여하게 됐고 카메라 앞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다가 뮤지컬을 해보니 관객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뮤지컬이 끝난 후 관객들에게 받았던 박수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을 느낀 이후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렇게 4년 간의 배우 생활을 하다가 위기가 찾아왔다. 성대 결절로 배우 생명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배우의 길을 포기하기 싫어 버텼다”며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배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막막한 상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송승환 연출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송승환 씨는 말없이 진행하는 비언어 연극을 같이하자는 제안을 했다. 춤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었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놀랍게도 송승환 연출가가 제안한 비언어 연극은 우리나라 연극계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인 ‘난타’였다. 예상하지 못한 난타의 성공 이후 그는 △짱 △오버 더 레인보우 △동해물과 백두산이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 영화들과 △대장금 △선덕여왕 △그리스 등 뮤지컬에서 안무를 맡으며 안무가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로 2010년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안무상’을 받으며 안무가로서 성공을 거둔 그녀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된다. 바로 안무 연출가의 길이었다.
“미스코리아 대회 안무 담당 업무로 평창을 방문했습니다. 거기서 우연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현수막을 보게 됐습니다. 방송에 이어 뮤지컬, 안무까지 해봤는데 세계적으로 큰 대회의 안무를 맡게 되면 안무가로서 그보다 더한 영광이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겨난겁니다.”
[2018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폐회식 안무총괄 감독인 강옥순 안무가가 폐회식에 참여하고 있다.]
강옥순 학과장은 ‘2013 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 안무 총괄을 시작으로 ‘2014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안무 총괄에 이어 꿈에 그리던 ‘2018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폐회식 안무총괄 감독에 임명됐다. 꿈꾸던 일이 8년 만에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올림픽 이후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모두에게 인정받는 안무 연출가로 있는 와중 신안산대에서 연락이 왔다. 새로 생길 실용댄스과의 학과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비슷한 제안을 많이 받았었고 교직원이 되면 연출자로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을 우려해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신안산대의 확고한 학과 비전과 계획을 듣고 마음을 바꾸었다.
결국 고심 끝에 강옥순 안무가는 학과장 자리를 수락했다. 교육이라는 새로운 ‘꿈’을 찾은 강 학과장은 “제가 그동안 겪은 다양한 경험을 자라나는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며 “2010년부터 원했던 일이 8년 만에 이뤄진 것처럼 학생들의 꿈도 다 이뤄주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강옥순 안무가가 맡게 될 실용댄스과는 이번에 처음 생긴 학과로 현재 입학할 신입생 맞이에 준비가 한창이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즐겁다며 웃어보였다.
“아직 연습실도 사무실도 준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막막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전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지금이 너무 즐거워요.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된 기분입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제 의도와 구상대로 준비할 수 있으니 좋은 학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네요.”
처음에는 어려운 동작과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연출가를 거친 후 제각각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과 색깔을 찾아주고 싶다며 실용댄스과를 학생들의 ‘놀이터’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실용댄스과는 자신의 매력과 끼를 파악해 표현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학과가 될 것이라며 대중예술을 이끌어나가는 인재를 배출하고 싶다고 전했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강옥순 안무가]
“가르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은 온전히 학생들의 몫이고요. 학생들이 이해하고 온전히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실용댄스과는 기꺼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겁니다. 이를 위해 각종 대회나 행사에 참여하고 직접 대회를 만들어 학생들이 최대한 경험을 많이 쌓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약을 진행해 학생들이 향후 취업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싶어요.”
지금까지 춤의 길을 선택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며 다시 태어나도 춤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지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즐기면서 본인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옥순 학과장은 “좋아하는 일을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일에 성실하게 열정을 가지고 임했기에 가능했다”며 “자신이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세상 어느 곳이든 무대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항상 무대에 서는 것은 긴장되고 떨리는 일이지만 이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꿈을 이룬다고 생각한다”며 “신안산대 학생들도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원하는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김한울 기자 wool@unn.net
[뉴스출처] 한국대학신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21143
2021.12.24. 입학홍보처